짧은 두줄괴담 몇 개 주워들은 이야기

검은색으로 가려놓은 부분의 반전으로 읽는 레딧발 괴담. 트위터에서 번역본 몇 개 읽다가 직접 번역해봤습니다.


1) "속보입니다. 20대 후반의 남성과 부인, 딸이 살해된 채 자택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난 남자만 죽였는데?

2) 아내가 말하길 집안에서 자꾸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서 미칠 것 같다고 했다.

아내가 자살한 뒤 여자친구가 집안 곳곳에 숨겨둔 스피커를 치우는 것을 도와주었다.

3) 오늘 트레이닝이 엄청 힘들었는데 다행히도 감독님이 집까지 태워 주신다고 했다.

15분쯤 차를 타고 가다가 문득 집 주소를 알려준 적이 없다는 게 생각났다.

4) 호기심에 딥웹에 들어갔는데 리얼타임 살인 스트리밍이라는 제목이 있었다.

클릭해보니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내 모습이 나왔다.

5) 드디어 용기를 내서 그녀에게 내가 어떤 마음인지 고백했다.

그녀는 울면서 "어디가서 아무한테도 얘기 안할테니까 제발 풀어줘" 라고 했다.

6) "여보, 나 못 일어나겠어. 구급차 좀 불러줘!"

남편은 대답하는 대신 지하실 계단에 걸려있던 철선을 끊고 문을 닫았다.

7) "아 망했네. 레시피에 1티스푼이랬는데 1큰술을 넣어버렸어. 처음부터 다시 해야겠다."

그가 나의 남은 왼팔을 보며 다시 톱을 들었다.

8) 차에 치인 동물을 먹는 우리 가족의 습관이 그리 꺼림칙하지는 않았다.

동생이 가지고 놀던 공이 도로로 튀어나가기 전까지는.

9)우리 강아지가 죽었을 때 나는 매우 슬프면서도 불안했다.

그리고 다음날 밥그릇이 깨끗하게 비어있는 걸 보고 더 불안해졌다.

10) "연쇄살인마가 또 저질렀대. 세상에 끔찍한 놈들이 왜 이리 많은건지." 뉴스를 보던 친구가 역정을 냈다.

나도 동의한다. 세상에는 끔찍한 놈들이 너무 많아. 그게 내가 계속 죽이는 이유지.

11)직업 사정상 여러 시대에서 온 시간여행자를 꽤 많이 만나봤다.

근데 미래에서 온 사람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

12)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그들이 동생의 산소호흡기를 떼는 걸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회복한 동생은 형사들에게 내가 어디에 시체를 묻었는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13) 남편 코 고는 소리가 견딜 수 없을만큼 커서 옆에서 잠을 잘 수 없었다.

소파에서 자려고 침실을 나왔는데 거실 소파에서 자고 있는 남편을 발견했다.

14) 정착 가능한 행성이 발견되어 냉동수면 우주선을 탔을 때, 지구로 돌아가자는 겁쟁이 대원은 아무도 없었다.

목표 행성에 도착해 생명은 커녕 공기도 돌아갈 연료도 없다는 걸 발견하고 나서야 모두 겁에 질렸다.

15) 어떤 사람들은 고양이가 벽을 한참 쳐다보고 있는 걸 가지고 우리가 볼 수 없는 뭔가를 보는 거라고 말한다.

사실 불쌍한 고양이들은 그저 이미 사람들 곁에 떠도는 그것들을 보기 싫어서 벽을 쳐다보고 있는 것 뿐이다.

16) 사흘 넘게 소식이 끊긴 딸로부터 문자가 왔다. "갠차나요 아빠 멘날 걱정 안해도 되요"

내 딸은 국어교사다.

17)드디어 꿈꾸던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학생으로는 아니지만 적어도 내 몸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겠지.

18)자꾸 손가락 꺾으면 관절염 생긴다는 말이 있다.

오늘 그의 모든 관절을 꺾어봤지만 아무래도 꺾는게 관절염을 만드는 건 아닌 듯 하다.

19)나는 차가운 묘비를 붙든 채 거기 적힌 내 이름을 몇번이고 되뇌었다.

쌍둥이 동생을 죽인 건 아직도 죄책감이 들지만 이제 엄마가 좋아하는 딸이 될 수 있어.

20)그녀는 한번의 깜박임도 없이 붉은 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나를 풀어주면 나는 반드시 소원 하나를 들어 줄 의무가 있다"

봉인을 깬 뒤 무슨 소원을 이야기할까 생각하던 차에 그녀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한가지 알려줄까? 다들 자길 죽이지 말아달라는 소원을 비는 걸 깜박하더군."

21)CDC에서 세상에 확인된 모든 병원체의 샘플을 다 보관하고 있다는 거 알아?

그 중에 살아있는 인간 숙주 안에서만 보존 가능한 것도 있다는 건 알아?

22) ...그녀가 지난번에 우리가 타임루프에 갇혔다고 말했거든

그게 날 되게 화나게 했는데 왜냐하면...

23) 방금 찾은 내 노트북에 대학교 과제로 정부가 어떻게 사람을 세뇌하고 기억을 지우는지에 대해 쓴 걸 찾았다.

이상한 점은, 난 대학을 간 적이 없다는 거다.

24) 친구가 날 쇠사슬로 묶어 창고에 집어넣었다.

오늘밤에 보름달이 뜰 텐데 이걸로 충분하길.

25) "그래 얘야, 그 피는 이제 네가 여자가 됐다는 증거야.

그는 다리 사이의 고통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면서도 물음을 던졌다.

"엄마...무슨 짓을 나한테 한 거야?"

26) 고기에 잡뼈가 많고 설익은 맛이 난다.

아홉 달이나 기다렸는데 실망이야.

27)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길래 나는 비트에 맞춰 손가락을 튕기기 시작했다.

아직 건틀렛을 끼고 있어서 튕기기가 힘들긴 했지만.

28)"돈을 보내기만 하면 바로 현관문 앞에 딸을 두고 가겠다" 납치범이 말했다.

초인종이 울리자마자 나는 문으로 뛰어갔지만 아무도 없이 골판지 상자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29)"이 고대의 괴물은 엄청나게 강력하고 피에 굶주려 있으니, 절대로 나가지 못하게 해야 해"

내 얼굴 가죽을 훔쳐간 놈이 말하며 친구들과 함께 날 봉인하고 떠나갔다.

30) 그들은 내 친구 두명을 붙잡아 눈 앞에 들이밀며 나보고 누굴 죽일 지 결정하라고 했다.

그들은 내가 고르지 않은 쪽을 죽였다.

31)그들은 내 시간여행 실험에 죄수를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해주었다. 그래서 나는 연쇄 강간마를 골라 과거로 보냈다.

그러나 기계의 오작동으로 죄수는 죽고 말았고 나는 공포에 질려 내 몸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32)경관이 지도에 X표시를 하며 말했다 "따님을 찾았습니다"

경관은 몇개의 X표시를 더해나가며 말했다 "여기랑 여기, 여기, 그리고 여기였습니다."

33)할머니는 어머니를 낳다가 돌아가셨고, 어머니도 나를 낳다가 돌아가셨다.

정신이 흐려지는 것을 느끼며 내 아이는 아들이었으면 좋겠다고 빌었다.

34) 엄마는 내 동생에게 절대로 계단 아래에 있던 커다란 자물쇠를 열지 말라고 항상 말했다.

걔가 말을 듣지 않아 다행이다. 얼마나 오랫동안 거기 있었는지도 이젠 가물가물해.

35) 우리는 당신이 흠뻑 피칠갑을 한 채 길바닥에서 꿈틀태며 기어가던 것을 발견했습니다.

"탈출을 거의 성공할 뻔 했군요. 이제 발이 없으니 다음번은 더 어려울 겁니다."

36)쓰레기 수거차를 끌고 동네를 돌 때 마다 집 앞에서 손을 흔들던 꼬마가 오늘은 안보인다.

꼬마네 집 쓰레기통을 압축기에 쏟아넣고 가려는데 그 집 엄마가 애가 통에서 튀어나와서 놀래키지는 않았냐고 묻는다.

37)드디어 지니의 마술 램프를 찾은 나는 사랑하는 그녀와 영원히 함께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먼저 그녀를 살려달라고 빌걸 그랬어.

38)막내딸에게 내일이 몇살 생일인지 아냐고 물었더니 함박웃음을 지으며 손가락 네개를 들어올렸다.

지금 경찰이 와서 손가락이 어디서 난 건지 수사중이다.

39) 지금 쓰고 있는 작품의 등장인물 중 한두 명은 죽일 생각이다

내 자서전이 좀 더 재미있어질거야.

40)옆집 불임 부부가 나에게 아기를 갖는 걸 도와줄 수 있냐고 물었다. 시험관아기 말고 전통적 방식으로.

벌써 6개월이 지났지만 작년에 정관수술 했다는 말을 하기엔 용기가 부족하다.

41) 난 왜 저 웃기는 양반들이 제복을 입고 엄마가 가꾼 정원을 맨날 헤집고 다니는지 모르겠어.

엄마는 날 옆집 뒤뜰에 묻었는데.

42) 여기 올라오는 것들이 다 엄청나서 어느 이야기가 최고로 무서운지 우열을 가리기가 꽤 어렵다.

슬슬 다들 이야기 지어내는 게 아닌가 의심되는데.

43) 나는 경고문에 적힌 오타를 조용히 비웃으면서 주머니에 물건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내가 덜덜 떨면서 첫번째 손님을 기다리며 발가벗은 채 애처롭게 훌쩍이는 신세가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덧글

  • 소시민A군 2020/06/02 13:53 # 답글

    짧으면서도 섬뜩한 이야기가 많군요. 27번은 타노스 이야기일까요?
  • SBROBO 2020/06/02 15:52 #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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