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성악 레슨시간 에피소드 미분류

나보다 나이 많은 대학원생(1983년생) 레슨하는 날.

나 : 오늘 나한테 묻고 싶은 거 있어?
M : 오늘 저녁에 콘서트가 있는데 하는 곡들 음역대가 너무 넓어서 고음 저음 둘 다 내는 게 힘들어.
나 : 음...먼저 고음은 가볍게 갖다 댄 다음에 강화시키면 되니까 처음부터 덤비지 말고 기본에 충실하게 한번 가 보자

몸을 푼 뒤 그렇게 고음 관련으로 한 20분쯤 쓴 이후.

나 : 저음 낮은 건 어디까지 내려가?
M : 어...낮은음자리표 밑의 F. 우리 합창단에 진짜배기 베이스는 없어서 낮은 F가 안들린다고 piano(여리게)로 적혀있지만 forte(세게)로 부르래
나 : 지휘하는 사람 대학원생이야? 아무리 안들려도 작곡가의 의도가 있는데.
M : 맞아 대학원생 지휘트랙이야
나 : 악보 좀 보여줄래? 무슨 곡인지 한번 보자.
(아래 영상에서 2분 10초경 나오는 악보 부분을 이야기했던 겁니다)


나 : 앜ㅋㅋㅋㅋ토마스 라보이ㅋㅋㅋㅋㅋ
M : 왜 그래?
나 : 얘랑 예전에 나랑 같이 살던 하우스메이트였어. 내 말 들어봐. 내가 얘 아는데 절대 이 부분에서 곡을 그렇게 해석하면 안 돼.
니네 지휘자가 왜 그러는지는 잘 알겠는데 안들려서 크게 내면 밸런스가 깨져. 이탈리아어 사전에서 piano를 찾아보면 '여리게'라는 뜻 외에 '명료하게'라는 뜻도 가지고 있어. 그러니까 네가 오늘 저녁에 내야 할 소리는 큰 소리가 아니고 충분히 에너지를 갖고 명료하게 내기만 하면 돼. 그게 지휘자가 더 원하는 소리일거고 동시에 톰이 의도한 바인게 확실해.

레슨하는데 학생이 갖고 온 악보의 작곡가가 내 친구일 때 발생하는 상황...

오페라 공연 전까지 성악가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음악이야기

이제부터 말씀드릴 내용은 제 개인적인 의견 및 성악 교수법적인 측면에서 정리한 것입니다.
3월 7일 수요일 사랑의 묘약 공연이 있었습니다. 저는 주인공인 네모리노 역을 맡았고, 근 7년만에 맡는 주인공 역할이라 조금 긴장하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공연을 하는 건 좋지만 오페라는 준비가 너무 힘들죠. 게다가 건강상태도 그리 좋지 않구요. 그래서 나름대로 음악 외적인 부분에서 준비를 더 해야 했습니다.
이어지는 내용

타임 타이머의 효과가 굉장하다 겪은 이야기

요즘 오페라 리허설을 연속으로 달리고 있는 중입니다.
일주일 내내 오후 2시부터 최대 오후 9시까지 하다보니 목소리가 잘 안나오네요.

안될 줄 알았는데 지난주 토요일까지 1막(총 146페이지)을 어찌어찌 다 외울 수 있었습니다. 거진 한달을 써서 해낸 건데...내일부터 2막 리허설을 들어가야 하는 관계로 또 외워야 합니다. 일단 당장 내일 들어가야 하는 리허설 내용은 총 245페이지 중 148페이지부터 178페이지까지, 그 중에서도 앞부분에 합창 파트가 많아서 실제로 외워야 하는 건 162~178페이지까지 총 16페이지 정도네요. 가뿐하네!

...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시험을 위한 암기는 머릿속에서 생각날 때 까지 곰곰히 기억을 되새길 시간이 있지만 오페라는 무대에서 연기와 함께 끊이지 않고 진행해야 하니까 입에 착 붙어 있어야 하죠.

그 때 유튜브에서 이런 영상을 봤습니다.


효과가 확실하다길래 아이폰에 3달러짜리 앱을 받아서 '실행시 화면 항상 켜짐'모드로 30분을 먼저 해 봤습니다.

효과는 굉장했습니다. 1시간 30분 뒤 저는 약간의 미스는 있지만 16페이지를 전부 외울 수 있었습니다. 결국 앱 외에도 최신 버전이라는 타임 타이머 MOD를 아마존에서 주문해버렸습니다. 저같이 미루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강력한 도움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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